어려서부터 참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 한번은 정말 연고도 없는 남양주 퇴계원에 터전을 잡은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면 단위 행정구역 중에 인구가 가장 많다는데, 그런 퇴계원에서 내가 1년 남짓 살면서 알게 된 맛집은 한 곳이다. 닭갈비 집인데, 진짜 뻥안치고 춘천에 가서 먹는 것 보다 훠어어얼씬 맛있다. 내가 많은 곳을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정말 현 시대에 철판닭갈비는 이집이 종결했다고 생각한다.
춘천닭갈비야채곱창 (띄어쓰기를 안해야 지도검색이 됩니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퇴계원로 37 전화번호: 031-572-8875 영업시간: 17:00 ~ 23:00 (대충 오후 다섯시쯤부터 영업 시작하심) 휴무일: 매월 셋째 일요일 |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전경
오후 6시가 넘으면 대기하는 손님들이 있다. 때를 잘 맞춰 가야한다.
춘천닭갈비야채곱창 메뉴판
최근에 인테리어를 새로 하신 모양이다. 테이블도 형태가 바뀌고, 간판이나 메뉴판도 바뀌었다. 가격은 약간 오른 것 같다. 메뉴는 닭갈비, 야채곱창, 순대볶음 세가지이며, 2인분씩만 주문이 가능하다. 홀수인원이 갔을 경우, 고기만 추가하는 옵션이 8천원에 있으므로, 염려하지 말자. 집사람하고 나는 닭갈비 2인분, 치즈 및 우동사리를 추가하였다.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닭갈비
1인분에 닭갈비 250g이고, 닭고기는 다리살만 사용한다. 그래서 아주 맛있다. 이게 양이 적어보이는데, 먹다보면 전혀 작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저 고기가 두툼하게 썰어져서 나오는데, 철판에 볶아 주시다가 잘게 잘라주신다.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닭갈비 조리과정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닭갈비 조리과정
이렇게 잘 조리를 해 주시고 나서 어느정도 먹을때가 되면 반찬을 세팅해 주신다. 별건 없고, 상추와 고추, 마늘, 고추장, 동치미인데, 이집이 사실 동치미 맛집이다.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반찬세팅
상추는 반으로 잘라서 내어주신다. 많이 먹어봤자 졸리고, 맛있는 닭갈비를 놔두고 상추로 배를 불리는 것은 닭갈비를 모독하는 짓이니, 아쉽지는 않다.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닭갈비 치즈사리 추가
닭갈비에 치즈사리까지 추가하였다. 이제부터 먹으면 된다. 마지막에 찢어주신 깻잎과 닭고기 한점을 치즈에 살짝 찍어먹으면 이런 맛이 또 없다. 이집 양념이 참 칼칼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데, 정말 맛있다. 이것도 말로 표현이 안되는 맛이다. 숱한 닭갈비를 먹어보았지만 철판 닭갈비 한정으로 카레가루나 후추같은 향신료 향이 안나면서 이집만큼 깔끔하고 맛있는 집은 없었다. 보통은 닭 잡내 잡는다고 후추가루, 카레가루를 엄청 때려 넣어서 코가 얼얼할 정도인데, 이 집은 그렇지 않다.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문제의 동치미
문제의 그 동치미이다. 실컷 닭갈비 먹다가 무를 하나 씹어주면 입이 개운해진다. 많이 달지 않고 새콤한 국물은 덤.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시는데, 나는 그냥 내가 떠먹는다. 달라고하면 무를 이렇게 많이 주시지 않으므로.
춘천닭갈비야채곱창 - 닭갈비 우동사리 추가
춘천 닭갈비 야채 곱창 - 닭갈비 우동사리 추가
이 집은 무조건 우동면이다. 어줍잖게 삶아놓은 면이 아닌, 우동사리 추가 주문이 들어가면 그때 면을 살짝 삶아서 주시는데, 면이 익을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면을 볶을때 양념장도 일부 넣어주셔서 맛도 그대로이다. 철판에 눌러붙은 면을 긁어먹는 그 맛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맛이 궁금하셔서 들어오신 분들이 다수일텐데, 맛 표현을 말로 다 할 수 없다니 참..
참고로 이집은 모자(母子)가 운영하는 가게인데, 아드님이 좀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으므로 유의하자.
주차는 가게 앞에 대충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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