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직장의 대표님께서 차를 엄청 좋아하셨더랬다. 그래서 회사에 차가 많았는데, 대표님께서 친히 나에게 차를 몰고 다녀도 좋다고 하셔서 다양한 차들을 자차로 몰고 다녔었다. 그때 좋은차들을 하도 많이 타서 그런지, 지금은 그다지 차 욕심이 많이 없어졌다. 어쨌거나, 내가 이용했던 차들 중 몇 가지만 이 글을 통해 소개하고, 간단한 느낌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1. BMW 320i(e46)
In-Line 6(직렬 6기통) 2,000CC의 부드러움과 50:50의 무게배분으로 인한 극강의 밸런스. 정말이지 왜 BMW는 3시리즈가 최고인지 증명하는 차이다. ZF제 5단 자동미션의 고질적인 문제와 구형 BMW 특유의 누유문제 없으면 완벽한 차. e46 320i를 몰고 고속도로 IC를 돌아나갈때의 그 느낌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지금도 심심하면 중고차 사이트에서 매물검색을 해보는 차종 중 하나이다. 요즘 3시리즈는 너무 커져서 별로다. 저 컴팩트하면서 단단한 3시리즈는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차량.
2. Audi S6(C5)
요즘의 아우디는 뭔가 디자인이 엄청 세련됐지만, C5 시절만 해도 약간 정갈한 느낌이 강했다. 이 차량은 내가 살면서 가장 오랜 기간 자차로 몰고 다녔던 차량인데, V8 4.2리터 NA엔진에서 나오는 출력이 인상적인 차량이다. 고급유를 오지게 먹는다는게 큰 단점...
지금은 아우디 S6의 사이드미러가 그냥 알루미늄처럼 보이는 플라스틱으로 마무리되어 있지만, 저때만해도 S6의 사이드미러는 통 알루미늄이었다. 저 풍성한 오버휀더 하며, 일반 A6보다 아주 약간 낮은 차체는 A6와의 차별점을 과하지 않게 드러내고 있다. 실내는 모두 알칸테라로 마감되어 있고, 도어트림은 카본으로 장식되어 있었더랬다. 구형 차량은 정말 소재를 아낌없이 썼다는 느낌이 물씬 나는게 좋다. 내가 싸게 인수를 할 의향이 있었는데, 도저히 유지비 감당이 안되어서 결국 제3자에게 매각하였던 차량이다.
3. Ferrari 612
페라리 612 스카글리에티. V12 6.1L NA엔진의 배기음은 정말이지 감동이다. 길거리에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창문열고 다니는 이유는 다른게 아니다. 본인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을 듣기 위해서다. 페라리인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정말 말이 필요없다.
간혹가다가 대표님 심부름 갈때 이용했던 차량인데, 구형 페라리도 페라리는 페라리다.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4. Bentley Arnage
플라잉스퍼 이전에 나온 벤틀리의 세단이다. 눈에 보이는 곳은 죄다 가죽으로 덮혀있고, 손에닿는 모든 부분은 단풍나무로 마감되어 있다. V8 6.8L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대 고속에서 180으로 달려도 3,000rpm을 넘지 않는다. 운전하는 사람도 편하고,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더 편하다. 이차도 어쩌다보니 거의 자차처럼 몰고 다닐 때가 있었는데, 내가 타본 승용 세단 중에서 가장 길지 않았나 싶다. 운전석 착좌감은 정말 우리집 소파보다도 푹신하고 편하다.
이 외에도 몇몇 차량들이 더 있는데, 본인이 특별히 자주 이용했던 차량들만 꼽아서 포스팅 해 보았다.
이쯤되면 내가 중고차 업자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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