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블로그 운영 후기 (의식의 흐름대로 씀)

기타 / / 2020. 5. 27. 13:35

 작년에 한창 결혼준비를 하면서 이것저것 엄청 찾아보았는데, 블로그라는 매체를 통해서 상당한 양의 정보를 접했었다. 거의 사진과 이모티콘, 'XX맘은~'어쩌고 하는 글귀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상세히 본인의 경험을 공유해주신 블로거분들이 계셨기에 결혼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고 한달정도 지난 작년 12월 즈음에 문득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나서 '우리가 결혼 준비를 하면서 얻은 정보들을 정리해서 모아놓는 곳이 있으면'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혼준비의 추억도 좀 기록할겸.. 그래서 집사람에게 블로그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지 물어봤는데, 연애할 때도 그렇고 결혼해서도 그렇고 집사람은 항상 내 생각을 존중해 주어서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었다. 처음에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었더니 집사람이 '치킨값이라도 벌으려면 네이버에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타박했었는데, 애드센스나 애드핏, 쿠팡 파트너스 광고수입이 치킨값 정도는 나와서 지금은 불만이 없어진 상태이다(정산이 되지 않았을 뿐...).


 블로그 포스팅이 10개를 갓 넘겼을 무렵 그러니까, 2월 초쯤에 애드센스와 애드핏, 쿠팡 파트너스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다른 블로거 분들께서 친절히 포스팅하여 주신 '애드고시'합격방법(1일1포스팅, 포스팅 50개 이상, 포스팅마다 1,000자 이상 등)은 깡그리 무시한 채 무작정 애드센스 신청을 넣었더랬다. 애드핏은 애드센스와 같은 날에 신청하였는데, 다음날 바로 통과가 되었고, 애드센스는 정말 2주의 심사기간이 소요되었다. 사실 내가 1일 1포스팅은 도저히 못하겠어서 1주에 2-3개 정도의 포스팅을 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통과가 되었다. 물론 광고 나오는게 신기해서 광고를 막 클릭하다가 1개월 계정정지를 먹기는 했지만... 지금은 모든 제한이 풀리게 되어 구글광고도 잘 나오고 있다.

(자기 블로그에 나오는 광고가 신기하다고 막 클릭하시면 안됩니다. 절대 광고를 클릭하지 마세요. 구독중인 블로그에 가서 광고를 한번씩 눌러주시면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결혼준비를 하면서 얻은 정보들' 말인데, 사실 그게 블로그의 메인 주제가 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쓰다보니 맛집이나 음식후기가 더 많아졌고, 물건들(신혼살림)의 리뷰가 생겨나서 정작 결혼준비에 관련된 내용(ex. 결혼식장, 스드메, 신혼집 등)들은 백화점 웨딩마일리지나 웨딩밴드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블로그를 처음 만들 때, 주제를 너무 추상적으로 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하나의 명확한 주제를 잡고 꾸준히 가야하는데, 사실 전문직도 아니고, 어떤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데다, 포스팅을 하기위해서 이런저런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을 매우 귀찮아 하다보니 포스팅주제가 중구난방이 되어갔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기존에 의도했던 대로 포스팅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주제가 중구난방이 되어도 내가 정말로 지키고있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내가 쓰고싶은 것만 쓰는 것'이다. 블로그 조회수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사실은 태그도 착실히 달고, 포럼에도 홍보하고, 서치어드바이저니 서치콘솔이니 하면서 엄청 신경 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키워드분석'이니, 실시간 검색어, 최근 이슈 위주의 포스팅은 전혀 하고있지 않다. 블로그는 나만의 공간인데, 단지 조회수 때문에 남들과 같은 포스팅을 하고,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포스팅하고, 해보지 않은 것들을 포스팅하는 것이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으며, 그렇게 해서 내 주머니사정이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생각이 내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한데, 개설을 고려했던 네이버블로그는 정말 천편일률적이다. 사진 몇 장과, XX맘과, 코니, 브라운같은 이모티콘과, 누구한테 뭘 제공받았다는 내용이 주류였다(물론 안그러신 블로거분들도 많습니다만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에 반해 티스토리는 정말 쓰고싶은 것, 본인의 전문분야에 대한 것들을 포스팅하시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래서 티스토리를 선택했다. 나는 정말 쓰고싶은 것만 쓰고있다. 집사람이 뭐 먹을때나 살때 '이거 블로그에 올릴거야?'라고 물어보면 내가 올리고 싶은 것은 올리고 그렇지 않은 것은 안 올린다. 올리고 싶은 것과 올리고 싶지 않은 것의 차이는 없다. 그냥 그날 기분에 따라 바뀐다.


 포스팅이 늘어날 수록 돈 쓴 이야기밖에 없어서 '소비생활'이라는 타이틀로 바꾸고, 카테고리도 개선하였는데, 이게 포스팅을 하려면 결국엔 돈을 써야 하는게 문제가 되어버렸다. 블로그에서 나온 수익으로 포스팅에 쓸 주제를 구입하거나 먹을때 쓰면 참으로 이상적인 선순환이지만, 결국 내 월급으로 물건을 사서 포스팅을 쓰고, 블로그에서는 치킨값 밖에 못 버니까, 포스팅이 줄어드는 것이다. 참으로 통탄을 금치 못하겠네. 어려운 일이다 정말. 그래도 어쨌거나 옛날에 싸이월드 미니홈피 '투데이'가 늘어나면 기분 좋아지는 것 처럼, 매일매일 방문통계를 보고 검색유입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그래도 다음 포스팅 할 거리를 생각하면 항상 걱정이다.


 내 블로그의 후기들을 보면 거의 일기형식이다. 이게 내 나름대로는 다른 블로그와의 차별점이라면 차별점인데, 내 블로그 포스팅의 본질은 내가 '그 소비행위를 통해서 느낀점과 소비행위의 결과물에 대한 고찰'이 주된 내용이고 정말 나의 '소비행위에 대한 review'이자 소비의 기록이기 때문에 일기형식인 것이다. 해당 제품이나 맛집, 음식에 대한 정보는 소비행위를 리뷰함으로써 나오는 부산물이다. 그래서 필요한 정보만 얻고 싶은 방문자분들에게는 상당히 별로인 블로그이다. 아무래도 요즘엔 블로그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보니, 고객(방문하신 분들)만족을 위하여 요즘엔 사용자 친화작업을 조금 거치고 있긴 한데, 내가 워낙에 정리를 잘 못해서 그런지 티는 잘 안난다.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한지 만 6개월동안의 소회?를 써봤는데, 블로그를 계속 운영할 예정이니까 결론은 없다. 블로그 운영이 좋다 나쁘다는 블로그 운영을 끝낼 때의 소감으로 남겨둬야겠다. 주절주절 개소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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